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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 혁신은 시대적 소명] 사무처장 김명현 신부 기고
배부일 : 보도언론 : 작성자 : 비서홍보팀 조회수 : 8364
[2007. 8. 27자 대구일보 종교인 칼럼]

 

 

대학교육 혁신은 시대적 소명

 

 

  세계화의 물결은 사람과 상품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해 주면서 많은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대학도 이러한 변화에서 예외는 아니어서 대학의 규모와 운영방법의 변화뿐 아니라 학과의 통폐합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보다 더욱 놀라운 일을 과거에 어느 누구도 감히 실행하지 못했던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와 대학교육의 표준화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는 국가차원에서 대학교육의 질을 확보함으로써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국제적인 차원에서 표준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함으로써 학생들의 국제교류를 지원하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25개의 평가인증기관이 모여 대학평가인증협의회(CHEA)를 구성했으며, 이들 기관들은 미국의 대학들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2003년도엔 영국, 캐나다, 이집트,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레바논 그리고 아랍 에미리트 등 세계 각국의 222개 대학을 평가했다. 외국의 대학들이 평가를 받는 이유는 대학의 교육의 질이 객관적으로 인증 받음으로써 대학 교육수준을 높일 수 있고 또 졸업생들의 진로개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이 평가를 통해 대학교육이 혁신을 하고 있다면, 유럽연합의 경우 1990년 볼로냐 협약(Bologna Process)에 의해 단일교육제도로 정비하고 있다. 이 협약에 따르면 2010년이 되면 회원국들의 대학제도를 완전히 표준화해 EU의 모든 대학 전공 과정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고 비교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이 시스템을 어떻게 보면 중세 이후 유럽을 국가별, 학문별로 독특한 형태로 발전해온 대학교육을 미국식 교육제도에 맞춘다고 볼 수 있기에 유럽인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발전을 위해 유럽연합의 집행부인 유럽커미션(European Commission)이 중심이 되어 각국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 결과 러시아 등 유럽연합 비회원국인 동부와 중앙 유럽 국가 20개를 포함해 45개 국가가 이 협약에 조인하기에 이르렀다.

  이 협약에 따라 유럽 각국의 대학들은 타국의 대학교육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학생들의 학점과 학위 인정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학생들의 이동을 원활하게 만들었다. 이로써 유럽의 대학들의 질을 보증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드는 기초 작업을 완성했고, 고등교육의 강자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개별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자기변신과 개혁을 추진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공인기관에 의한 평가와 인증이 대학교육의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평가와 인증에는 대학교육협의회에 의해 이루어지는 학문별 평가와 공학교육인증제와 건축학교육인증제, 경영학교육인증제 등 각종 인증제가 있다.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평가와 인증제가 전적으로 대학 관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교육의 질적 발전을 위해서는 필수적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평가와 인증제는 대학교육의 질적 혁신을 꽤하고, 사회가 요구하는 인적자원공급의 질적 수준 확보하고, FTA 체제와 관련하여 고등교육 및 기술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 세계에 고국을 떠나 해외에서 공부를 하는 유학생이 250만 명을 웃돌고 있다. 유학생들은 더욱 나은 교육을 받기 원하며 이들은 더 나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곳으로 스스럼없이 이동한다. 이러한 현상은 대학교육도 고등교육시장의 일부분으로 경제논리에 지배받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우 대학혁신을 통해 외국인 유학생을 유치함으로써 국부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은 대학평가와 인증제를 통해 대학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써 외국인 학생들을 가장 많이 불러 모았으며, 2006년 이들이 140억 달러를 학비와 생활비로 지불했다. 유럽의 빅3(영국, 독일, 프랑스)는 볼로냐 협약에 따른 대학의 개혁을 통해 전 세계 유학생의 43%를 유치하면서 사회적 부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러한 변화가 국내대학에도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대학의 경쟁력이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오늘날 우리 대학들도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위해 교육과정을 마련하고 세계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러한 체제 구축을 위해 대학이 뼈를 깎는 고통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대학혁신은 이 시대가 요구하는 대학의 소명과 사회적 책무이기에 어떠한 고통을 겪더라도 완성해야만 의무가 있다.

김명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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