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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시대에 인성이 더 중요” ASEACCU 총회
배부일 : 2021/01/15 보도언론 : 경북일보 작성자 : 비서홍보팀 조회수 : 17687

- 기조연설 및 패널 토론 시작, 열띤 논의 펼쳐 -


  24일(목)부터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리고 있는 제14회 아시아가톨릭대학연합(ASEACCU) 총회가 25일(금) 서경돈 대구가톨릭대 총장의 기조연설로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Humanity Development and Technological Advancement(기술의 진보와 인성개발)’을 주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서는 기조연설과 패널토론, 소그룹별 회의를 통해 첨단기술시대의 인성교육 방안에 대한 해답을 모색했다.

 

  서경돈 총장은 기조연설에서 “과학기술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려면 바람직한 인성 함양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첨단기술시대가 도래할수록 오히려 인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총장은 △인간 사이의 기술적 능력의 차이가 점차 줄어들면서 인성이 핵심가치로 떠오르고 △수평적 네트워크의 발달로 사람들 사이의 상호의존이 중요해지며 △디지털 기술이 발달할 수록 인간적인 감성가치가 더욱 중시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이러한 새로운 환경 속에서 그동안 인성교육을 선도해 온 가톨릭계 대학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지식기술교육, 도덕교육, 영성교육이 함께 어우러지도록 구체적인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야마오카 산지 일본 조치(上智)대 교수는 모리오카 마사히로 오사카 부립대학 교수의 ‘무통문명(無痛文明)’론을 들어 설명했다. 쾌락을 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현대문명이 종국에 다다르는 곳은 무통문명이며 이 미래 문명이 만들어내는 것은 혼수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

  그는 “학생들의 영적인 성장을 위해 가톨릭계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틀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를 존중하도록 가르치고 도전에 정면으로 응전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후 일정
  26일(토)에는 손병두(孫炳斗) 서강대 총장의 기조연설(‘인성과 과학주의’)로 시작한다. 손병두 총장은 기조연설에서 “과학적 합리성만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라는 과학주의의 도그마를 피하면서 기술진보와 인성교육의 양립을 추구해야 한다”며 “과학적 합리성 외에도 윤리적, 종교적 가치도 고유의 합리성을 갖고 있음을 가르쳐 학생들이 다양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도로 해야 한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어 소그룹회의가 진행되며 공식 총회 격인 Business Meeting을 통해 결산 및 신규 회원교 소개, 차기 총회 주제 선정 등 공식행사가 계속된다. 또 이틀간의 토의내용이 전체토론을 통해 정리된다. 이어 미사와 폐막 저녁만찬이 준비되어 있으며 이 자리에는 최영수(崔榮壽) 천주교 대구대교구 대주교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 7개 국 40여 명의 학생들이 자국의 독특한 문화공연을 선보이는 ‘Intercultural Show'도 예정되어 있다. 한국 학생들은 이 시간을 통해 한복을 소개하고 단막극(심청전)을 펼칠 계획이다.

 

  ※ ASEACCU란
  아시아지역 가톨릭계 대학의 협의체인 ASEACCU(Association of Southeast and East Asian Catholic Colleges and Universities)는 가톨릭 고등교육의 증진과 지역 교회활성화 및 대학간 국제교류에 의의를 두고 출범했다. 1993년 태국에서 첫 총회를 개최해 올해로 14회째.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대만, 호주,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7개국 51개 대학이 가입한 대규모 국제기구다. 한국에서는 대구가톨릭대, 가톨릭대, 서강대가 가입해 있다.


■ 연설문 및 토론문 한글 번역(요약)
  □ 25일(금) 서경돈 대구가톨릭대 총장 기조연설 ‘인성개발과 기술의 진보’
  그동안 이룩된 과학기술상의 성취로 인해 우리는 참으로 편리하고 윤택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산업시대에 이룩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성과에 인간은 자신의 업적과 능력에 경탄하기 시작했고, 스스로에 매료당하며 스스로를 우상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진보는 한편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왔고 과학을 통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이 깨져나가고 있다.


  그러면 과학기술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저는 새롭게 전개되는 정보화시대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첨단기술시대가 도래할수록, 오히려 인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기술발전에 따라 인간 사이의 기술적 능력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신분과 토지가 권력과 부를 좌우했던 농경시대,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한 전문 기술의 보유 여부가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한 산업시대와 달리 정보화시대가 진전될수록 인간 개개인의 능력의 차이는 사라져, 탁월한 소수의 인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비슷해질 것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간 능력의 차이가 없어지는 시대에는 기계가 결코 대신할 수 없는 ‘인간성’이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둘째, 첨단기술시대에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상호의존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축이 수직적 위계구조로부터 수평적 네트워크로 바뀌면서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성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부각될 것이다.


  셋째, 디지털 기술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 가치가 더욱 중시될 것이다. 하이테크(High-Tech)와 함께 하이터치(High-Touch)가 각광을 받는 시대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중시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는 인성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 교육도 학생들이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가톨릭계 대학들이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대학교육을 선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인성교육 및 사회봉사 프로그램을 교육과정에 반영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에 그친다면 일반 대학과의 차별성을 크게 부각할 수 없다. 모든 대학들이 저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상은 지식기술교육 일변도의 교육현실을 비판하며 그 폐해를 시정하는 보조적 수단에 그치고 말았다.


  우리 가톨릭계 대학들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피상적 수준의 인성교육을,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영성교육의 차원으로 고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지식기술교육과 도덕교육, 영성교육이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 26일(토) 손병두 서강대 총장 기조연설

‘인성과 과학주의 Humanity and Scientism’
  기술진보가 인성발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과학기술계 뿐만 아닌 전 학계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교육의 궁극적 목적이 사회를 위해 개인의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이라면, 기술진보는 개개인 인성의 총체적 발전과 인류의 삶의 질이라는 맥락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먼저 인성의 의미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동물과 인간 사이의 차이점에서 규정되었지만 요점은 ‘상호주관성(inter-subjectivity)의 철학을 통해 이해되고 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너와 나‘사이의 관계를 통해서만 답해질 수 있다. 인성은 사회적 관계의 맥락에서만 규정될 수 있다는 것이며 사회가 공유하는 가치의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인간가치는 眞, 善, 美, 聖으로 분류되며 각각 진리, 윤리, 예술, 종교라는 도구를 갖고 있다. 이러한 가치들은 사회의 자유선택을 통해 채택됐으며 따라서 인성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 실제 세계의 가치와 맞물려 진화하는 것이다.


  기술진보는 우리 경험의 여러 차원 중 하나에 불과하다. 기술진보와 인성발전의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과학주의를 이해해야 한다. 과학주의에서는 과학적 합리성이 진리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로 간주됐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부터 기술이 어떻게 하면 부정적 효과를 줄이고 혜택을 최대화하면서 진화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한다.


  과학주의에 대한 도그마를 경계해야 한다. 과학적 합리성만을 믿는 것은 종교적 독단주의보다 나을 것이 없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을 추종자들은 과학적 지식만이 힘을 가져온다고 잘못 해석했다. 국가간 군비경쟁은 기술진보를 통해 힘을 추구하는 예다.


  이런 점에서 교육자들이 중요하다. 대학은 미래의 사회 지도자를 양성하는 곳이다. 기술적, 경제적 가치가 대학 교육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한다면 우리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걱정해야 한다. 대학에서 인성교육이 강조되어야 하는 이유는 현재의 경향이 계속된다면 미래사회가 밝지 않다는 긴박성 때문이다. 대학, 특히 가톨릭계 대학은 젊은이들이 물질적 가치와 맞설 수 있는 영적가치를 발견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물론 과학적 합리성과 가치를 가르쳐야 하지만 윤리적, 종교적 가치도 그들 고유의 합리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가르쳐 다양하고 균형잡힌 관점을 갖도록 도와야 한다.


  기술진보의 한계를 인정한다면 함정을 피하고 그로부터 이익을 향유할 수 있다. 그러므로 기술진보가 과학주의와 거리를 유지한다면 인성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해 황우석 박사 사건에서 내적 도덕성 없는 기술발전의 끔찍한 사례를 봤지만 그 문제를 폭로하고 시정한 것 역시 과학자 스스로였음을 인정해야 한다. 기술진보는 이점에서 윤리의 영역과 관련되어 있고 상호작용한다. 우리가 학생들을 이러한 상호작용을 가르칠 때 그들이 세계와 인성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발전시키도록 도울 수 있다.


  □ 25일(금) 패널토론 (야마오카 산지 일본 조치(上智)대 교수)
  많은 현대인들이 기술의 노예 또는 문명의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생명윤리학자 모리오카 마사히로 오사카 부립대학 교수는 일본의 현대문명을 ‘무통문명(無痛文明)’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쾌락을 구하고 고통을 피하는 현대문명이 종국에 다다르는 곳은 무통문명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이 미래 문명이 만들어내는 것은 혼수상태에 빠져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인간의 모습이라고 예견한다. 고통없는 삶과 안전을 추구하면 인간의 정신은 약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영적인 성장이라는, 신체의 다른 측면이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가톨릭계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틀에서 빠져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고 서로를 존중하도록 장려해야 한다. 또 학생들이 영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더 강해질 수 있도록 도전에 정면으로 대응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 25일(금) 패널토론 : 레오 비짓 스리비차이라타나 교수(태국 Assumption 대)
  가톨릭대학들은 인성개발을 위해 활동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믿음에 따라야 하며 학생들이 스스로에게 책임감 있고 자기 훈련과 자제력을 갖추고 주위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는 인격체가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25일(금) 패널토론 : 추아 교수 (필리핀 데 라쌀 대)
  요지 : 미래의 인성을 위해 학생들에게 과학적 기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종교적 경험을 전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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